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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계절이 조금씩 방향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낮의 빛이 조금 길어지고,

어제와 비슷한 하루 속에서도

어딘가 달라진 기운이 느껴집니다.

 

봄은 갑자기 찾아오기보다

아주 천천히 스며드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변화들이

어느 순간 주변의 풍경을 바꾸어 놓습니다.

 

오보에는

이렇게 조용히 시작되는 순간들을 좋아합니다.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조금씩 따뜻해지는 시간들.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이 시기,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시간과 함께 있는 것들을 바라봅니다.

 

새해에 새로운 계절은 늘 

그렇게 조용히 시작됩니다.

 

2026.03.01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물 위에는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손이 자주 닿은 자리의 윤기,

조금씩 옅어진 색,

의도하지 않았던 작은 흠집들.

그것들은 마모가 아니라 기록에 가깝습니다.

 

오래된 것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까지 시간을 통과해 온 상태입니다.

그래서 어떤 물건은 새것보다 현재에 더 가깝습니다.

 

오보에는

시간을 숨기지 않는 사물들을 곁에 둡니다.

사용될수록 형태가 완성되는 것,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말이 생기는 것.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우리는 여전히,

시간을 기억하는 것들을 선택합니다.

 

2026.01.09

가을의 끝자락이 매장을 스치고 지나가면,

공기 속엔 서늘함 대신 고요함이 머물기 시작합니다.

햇살은 한 톨씩 작아지고, 빛은 조금 더 깊은 색을 띠죠.

 

오보에의 공간에도 그 변화가 스며듭니다.

나무 향이 조금 더 진해지고, 손끝이 닿는 물건마다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이 계절의 문턱에서 오보에는 

다가올 시간을 천천히 채워갑니다.

지금의 감정이 훗날의 온기로 남을 수 있도록—

하나의 물건, 한 조각의 시간에 마음을 담아둡니다.


 

조용히, 하지만 확실히 계절이 바뀌듯

오보에도 그렇게 천천히, 새로운 겨울을 맞이합니다.

 

2025.11.21